이미지 크게보기높은 임금에도 여전히 더달라? 현대중공업 노조가 20년 만에 부분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27일 울산 현대중공업 노조사무실 앞 광장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노조 집행부 간부들이 팔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시장 구조개혁 없는 경제활성화는 우리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만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해 성장의 과실이 우리 사회 전반에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는 기업 세금감면을 통한 근로자 임금 인상과 투자확대 유도, 서비스산업 육성정책, 금리인하, 규제개혁 등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제활성화 정책이 대기업·정규직 근로자에게만 긍정적 영향을 가져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를 점점 더 벌어지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의 성장이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등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낙수효과’를 더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기업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른 근로자 임금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상대임금은 2003년 58.7%에서 2014년 54.4%로 낮아졌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상대임금도 2003년 71.6%에서 2014년 65.5%로 하락했다. 대기업·유노조·정규직 근로자와 중소·무노조·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3배에 달한다. 정부는 대기업의 신규 채용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장려하고 있지만 기업으로서는 연공성이 강한 임금구조와 고용의 경직성 등으로 정규직 신규 채용을 늘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300인 이상 사업장 2943곳의 고용형태 공시를 취합해 발표한 고용형태 공시 자료를 보면 대기업 근로자 중 파견·하도급·용역 등 간접고용 신분이 23~27%에 달한다. 대기업이 직접 고용의 경직성을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접고용을 늘리다 보니 근로자 5명 중 1명은 불안정한 고용형태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대기업이 신규 고용을 꺼리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열악한 처우 때문에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2013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중소기업 인력실태 조사를 보면 중소기업의 63.6%가량이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영세기업은 7.8%가 인력난을 겪고 있는 데 반해 100인 이상 중견기업만 해도 이 비율은 2.3%로 떨어진다. 이렇듯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각하고 대기업은 추가적인 고용을 꺼리다 보니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시간선택제나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윤희숙 KDI 연구원은 “일부 정규직의 과도한 보호를 축소하고 연공서열의 경직적 임금체계를 탄력적 임금체계로 전환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