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각에서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 실적 등을 볼 때 아베노믹스를 ‘실패’로 규정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양적완화를 확대하고 엔저 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국내 기업들이 수출 등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1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 지표들을 살펴봤을 때 ‘아베노믹스=실패’라고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일본이 소비세를 인상하는 것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가 넘는 부채 때문인데 사실 이 부분은 아베노믹스의 한 축이라기보다 고육책 성격이 강하다”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아베노믹스의 실패라기보다 결국 소비세 인상 여파에 따라 내수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동근 (경제학) 명지대 교수는 “정치적으로는 모르겠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직 실패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일본 경제를 보면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지만 다른 긍정적인 지표들이 상당수 발견되는 만큼 향후 소폭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틀은 현재의 아베노믹스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일본의 경우 기업의 이익은 개선됐지만 돈이 가계로 흘러들어 가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앞으로 돈을 계속 풀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엔화 약세를 부추겨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 회장 역시 “당분간 엔저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노근창 HMC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저 여파가 국내 일부 업종에 타격을 주긴 하지만 그것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