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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8일 오후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의원 해산을 전격 선언했다. 아베 총리는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추가 인상 계획을 1년 6개월 연기하고 21일 중의원을 해산해 12월 14일 총선거를 치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를 비롯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 계획,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문제 등 아베 정권의 주요 정책과 정국 운영 방식을 포함한 ‘아베 정치’가 심판을 받게 됐다.

아베 정권의 정책에 비판적이었던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명분이 부족한 정략적 해산을 단행했다며 맹공에 나서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9일 사설에서 “아베 총리는 지난 정기국회에서 헌법 해석 변경에 대해 ‘최고 책임자는 나이고 우리는 선거에서 심판을 받는다’고 답했다. 선거에서 이기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식의 난폭한 민주주의관”이라면서 “(중의원 해산은)여론이 저항하는 논의를 하기 전에 선거를 끝내 새로운 4년의 임기를 확보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프리핸드’를 확보하겠다는 것 아니냐. 유권자도 그런 사심을 분명히 눈치채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일 관계 악화를 초래한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 움직임도 도마에 올랐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전후 70주년이라는 고비를 맞는 내년, 아베 총리 주변에서는 과거의 침략을 인정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덮어쓸 새로운 총리 담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이러한 아베 정권에 관련된 모든 특징이 총선거에서 추궁당한다. 최대 쟁점은 아베 정치”라고 못박았다.

야당은 야권 단일 후보를 내 자민당에 맞서겠다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생활당의 현직 의원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고, 차세대당도 현직 의원의 출마 지역구를 조정해 민주당 후보와 겹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의원 8석을 보유한 다함께당은 18일 해산 방침을 결정해 소속 의원들이 민주당, 유신당 등 야당에 입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민당은 일부 의석을 잃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목표치인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자민당의 현재 의석수는 294석으로 연립여당 공명당 31석을 포함하면 326석(전체 480석)에 이른다”며 “총리가 설정한 승패의 기준 ‘여당 과반수’는 결코 높지 않은 목표”라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아베 총리의)속마음은 현재 보유한 의석을 유지하는 것이겠지만, 선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라며 아베 총리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낮은 기준을 설정했다고 분석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