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가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기간산업과 고급 브랜드들을 집중적으로 접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헤리티지재단 등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들어서만 중국인이 이탈리아에 투자한 금액이 35억 유로(약 4조7000억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중국이나 홍콩 투자자에게 인수된 이탈리아 기업은 2012년 말 기준으로 19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이탈리아와 같이 유럽 재정위기의 타격을 심하게 받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변방지역에 중국의 자본이 몰리는 현상을 ‘제2의 마셜플랜’으로 표현했다.

이탈리아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전력망, 통신, 최고급 사치품 등 사실상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중국 국영전력회사는 지난 7월 이탈리아의 전력과 가스 유통망을 통제하는 회사인 CDP 레티의 지분 35%를 매수했고, 중국인민은행이 이탈리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에니(Eni)와 에넬(Enel)에 투자한 지분의 가치는 약 20억 유로로 추산된다.

싱크탱크 폴리시 소나의 설립자 프란체스코 갈리에티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유럽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갉아먹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며 유럽인의 우려를 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