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시급히 논의 및 처리해야 하는 12건의 국제관계 비준동의안과 외교·통상 관련 107개 법안이 검토조차 못하고 줄줄이 쌓여만 가고 있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외교통일위원회는 여야 쟁점 법안인 북한인권법을 비롯해 재외국민보호법, 공공외교활성화법,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안 등 107개 법안이 계류 중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 간의 문화원 설립과 운영에 관한 협정 비준 동의안, 대한민국 정부와 카메룬공화국 정부 간의 투자 증진 및 보호에 관한 협정 비준동의안 등 12건의 비준·동의안도 국회에 제출됐지만, 국회 파행으로 아직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소속의 유기준 국회 외통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외통위에서 여야가 시급히 검토해야 할 법안이 107개에 이르지만 세월호특별법 하나에 발목이 잡혀 법안 검토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앞서 무엇이 경제와 민생, 국격 높이기에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국에서 한국인이 사고를 당하거나 범죄 피해를 입었을 때 적극적 보호조치를 하도록 하는 재외국민보호법, 접경지역 개발에 관련된 법안들, 공공외교활성화 법안 등은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유 위원장은 동의안 중에서 대한민국과 스위스연방 간의 사회보장에 관한 협정 비준동의안, 대한민국 정부와 스웨덴왕국 정부 간의 사회보장에 관한 협정 비준동의안 등은 해당 국가에서 근무하는 우리나라 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안이기 때문에 시급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통위는 국회 파행으로 인해 지난 21일부터 예정됐던 해외 국감이 취소되면서 항공료와 숙소 비용 손실은 물론 국격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그동안 국정감사를 위해 피감기관들이 준비해온 장소 대관료, 교통비, 제본비 등 많은 비용이 낭비됐다”며 “국격에도 큰 손상을 입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