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처리에 대한 여야 합의가 무산되고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는 가운데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일반인 희생자 중에는 가장을 잃거나 가족 모두를 잃은 어린아이가 생활고를 겪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많지만 이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에게만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소외감까지 느끼고 있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유가족대책위원회 측은 27일 여야 합의안을 거부하고 있는 단원고 유가족 측에 대해 “현실화가 어려운 주장으로 세월호 법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오히려 더 빠르고 정확한 진상규명은 늦어질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또 “같은 국민으로서 유가족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민생법안 처리에 차질을 주는 것 역시 안 될 일”이라며 입장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장종열 대책위 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도, 정치권도, 언론도 단원고 유가족에게만 관심을 가졌지, 일반인 유가족들 역시 안타까운 사연이 많고 고통을 많이 겪고 있는데 소외돼 있었다”며 “특별법안을 빨리 처리해 진상규명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명교 부대표 역시 “일반인 유가족들의 경우 어떤 시민단체나 정치적 입장을 가진 단체와도 함께 한 적이 없다”면서 “진상규명을 하려면 관련자들을 빨리 확보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 무리한 주장을 하면서 민생법안 통과까지 가로막아 다른 국민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반인 희생자는 총 43명으로 이 중에는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여학생에게 나눠주며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본인은 구조되지 못해 사망, 의사자로 지정된 고 박지영(22) 승무원 등 의사자 3명도 포함돼 있다. 박 씨는 부친이 암으로 사망한 뒤 홀어머니와 여동생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으며 박 씨의 어머니는 서울대 미대 동아리가 전달한 성금을 “더 어려운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써달라”고 양보해 일가족이 모두 희생되고 홀로 구조된 조요셉(7) 군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조 군과 함께 권지연(5) 양 역시 일가족이 모두 귀농하기 위해 제주도로 이동 중 희생되고 홀로 구조됐다.

고 이광진(42) 씨는 10년 넘게 치매를 앓고 있는 부친 병수발을 드느라 미혼으로 회사 기숙사에서 살며 노부모에게 생활비를 송금하던 효자였으나 그의 사망으로 노부모는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일반인 유가족들 중에 직계 가족이 아닌 경우에는 생활긴급지원금을 받지 못한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