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정국으로 야당이 장외투쟁을 벌이면서 국회 일정이 전면 파행을 거듭하는 것과 관련, 새누리당은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면서 정국 돌파의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장외투쟁 선언을 계기로 ‘집밖’으로 나가려는 야당을 향해선 야당과 차별화되는 민생 행보 전략을 통해 ‘귀가’ 압박을 넣었다.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무기력한 모습을 확인한 새누리당은 유가족들과 ‘1대1’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신뢰 구축을 통한 ‘큰 틀’에서의 합의 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는 “민간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넘기는 것은 절대 불가”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유가족들의 바람을 담기 위한 양보안이 집중 검토되고 있다. 즉 현재 발효중인 특검법안의 법 취지를 살리면서 유족이 원하는 방안을 최대한 포함시키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7일 세월호특별법 합의 지연에 따른 정국 교착 상태에 대해 “정부가 경제활성화 정책을 발표하고 국민이 이를 체감하도록 야당이 세월호 난국에서 벗어나 나라의 미래를 걱정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생에는 당파도, 여야도, 노사도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세월호특별법 때문에 다른 민생·경제법안이 표류 중인데 야당에서도 민생·경제법안은 국민을 위한 법이라는 인식을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대화를 벌이고 있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과 두 번째 회동을 갖는 이 원내대표의 전략은 이른바 ‘신뢰 쌓기’다. 불신을 제거하고 신뢰감을 형성해 기존 여야 간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의 진정성을 유가족들에게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만남은 유가족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면서 “유가족들이 우리를 신뢰하면 야당과의 합의안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거꾸로 새누리당이 유가족들을 신뢰하게 될 경우 예상밖 타협안도 도출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만약 유가족들의 의견대로 여당몫 특별검사후보추천위 선정권을 유가족들에게 넘겨줬다가 유가족들이 극단적인 좌파 성향의 인사들만 추천할 경우 어찌하느냐”고 우려했다. 하지만 여권내의 다른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중립적인 인물을 추천하겠다는 점을 새누리당에 약속하고 신뢰감을 준다면 새누리당이 양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김만용·현일훈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