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국판 롯폰기(六本木)힐스’가 들어설 후보군으로 교통 요충지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터미널, 역사, 노후 산업단지와 항만 주변지역을 꼽고 있다.

입지규제 최소구역 도입 방침 발표 후 현재까지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지역별 랜드마크 후보지가 좀 더 선명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입지규제 최소구역의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일본의 롯폰기힐스와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등이다. 교통이 활발하고 유동인구가 많지만 낙후된 지역의 터미널, 역사, 산업단지, 항만 등에 이 같은 복합건물이 들어설 경우 도시활력과 경기활성화에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이들이 몰리는 홍대입구역 주변을 보면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물이 없고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주변도 낙후됐다”며 “교통과 인구의 요충지 중 거점지역에 대해 규제를 풀어 상업, 문화, 주거, 업무가 복합된 건물을 짓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방도시들의 경우 노후한 역이 상당히 많다”며 “이런 역사들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는 홍대입구역 주변 등 외에 용산구 용산역세권과 후암동 일대, 성동구 왕십리역 일대,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남동구 구월동 일대, 경기 성남시 구시가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입지규제 최소구역 도입 방침이 알려진 후 지금까지 각 지자체로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법 개정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사항을 전달할 수 없었던 국토부는 법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판 롯폰기힐스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정안을 발의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도 “규제가 완화되면 민간자본이 들어오기 용이하고 침체됐던 도시 정비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자체의 신청을 받은 뒤 심의를 거쳐 국토부가 직접 입지규제 최소구역을 지정할 방침이다. 당초 개정안에는 국토부 직접지정 기간을 1년으로 뒀지만 무분별한 제도운영을 막기 위해 3년으로 늘렸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한 후 지자체에 이양해 운영할 방침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