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의 롯폰기(六本木)힐스는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세워진 지 30∼40년이 넘는 건물이 즐비했다. 그러나 1986년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으로 지정돼 17년 동안 개발을 진행, 2003년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금은 연간 방문객 3000만 명이 넘는 명소가 됐다.

롯폰기힐스는 개발 초기부터 방대한 규모에 최첨단 기술이 도입돼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유명 기업을 비롯해 각종 브랜드 숍(명품 상점)이 입점해 있는 쇼핑몰, 호텔, 미술관, 영화관, 17세기 일본식 정원인 모리(毛利)정원 등이 들어서 있으며, 고층 빌딩인 모리타워를 중심으로 5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구역마다 특색 있는 브랜드 숍 등이 밀집해 있다.

롯폰기힐스 개발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東京都)-민간 기업의 유기적인 협조 체제가 원활하게 구축됐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롯폰기힐스가 들어설 수 있도록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 상향 등 각종 규제를 풀어주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롯폰기힐스 개발은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부가 규제 완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자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한 민간 기업들도 앞다퉈 참여했다.

그러나 단순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본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는 ‘관광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모리정원 등 도시 재개발에 문화적인 식견과 안목을 가미함으로써 세계적인 도시 재개발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일본의 롯폰기힐스 같은 복합문화공간이 만들어지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