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백화점·호텔·아파트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설 수 있는 ‘입지규제 최소구역’의 최대 면적을 지방자치단체별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수정해 ‘한국판 롯폰기(六本木)힐스’ 개발을 재추진키로 했다. 투기 과열, 난개발 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학교나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보완 방안도 마련했다.

22일 문화일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입지규제 최소구역 도입’ 문건에 따르면 정부는 지자체별로 입지규제 최소구역의 최대 면적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국회에 현재 계류돼 있는 관련 법안을 고쳐 이르면 내년에 한국판 롯폰기힐스가 탄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야당 등의 의견을 반영해 입지규제 최소구역에 대해 특별시와 광역시는 전체 면적의 0.3%, 시·군은 0.1% 등으로 제한해 총 27.2㎢로 줄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는 올 2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입지규제 최소구역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며, 그 뒤 6월 국회 국토위 이노근(새누리당) 의원이 입지규제 최소구역을 도입하는 내용을 포함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야당 등의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밝힌 경제활성화 관련 30개 중점 법안 가운데 하나다.

특히 국토부는 학교나 문화재 주변에 무분별하게 호텔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입지규제 최소구역을 지정할 때 학교나 문화재위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투기 과열이나 난개발을 막기 위한 보완 방안도 마련했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

◆ 입지규제 최소구역 = 도시를 주거 지역·상업 지역·공업 지역·녹지 지역 등의 용도 지역으로 구획해 각 용도에 맞는 건축물만 지을 수 있도록 한 현행 도시관리제도에서 예외를 인정한, 일종의 ‘치외법권적 구역’이다. 용도 지역·지구에 따른 입지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허용 용도·용적률·건폐율 등도 별도로 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