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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비스산업의 규제완화와 맞춤형 지원 등을 통해 투자활성화에 나선 것은 현실적으로 제조업을 통한 투자 확대가 한계에 봉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산업구조적 특성과 함께 서비스업이 제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 기업의 국내 투자는 부진한 반면 해외 투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국내의 높은 생산 비용과 불합리한 규제 등으로 국내 투자 환경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FDI)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결국 투자활성화를 위한 ‘활로’는 서비스업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인식이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산출액 10억 원당 취업계수는 서비스업이 11.7명인 데 반해 제조업은 2.1명에 불과하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취업계수 격차가 4.5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1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구상 발표 뒤 ‘유망 서비스분야별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서비스산업의 투자활성화 방안을 검토해 왔으며, 이번에 보건·의료, 관광, 교육, 소프트웨어, 콘텐츠, 물류 등의 분야에서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번 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서비스업에 대해 투자하겠다는 민간 기업이 있었지만 각종 규제 등에 막혀 추진되지 못한 프로젝트에 대해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점이다. 영종도와 제주도에 총 투자비 8조7000억 원 규모의 4개 복합리조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이명박정부 이후 10번째,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뒤 3번째 나오는 서비스업 관련 종합 대책이다. 역대 정부가 이처럼 많은 서비스업 관련 대책을 쏟아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서비스업의 경우 업종·직업군·지역·이익집단 등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정책 추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입법 과정도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서비스산업 육성의 골격에 해당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조차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내수 시장을 활성화해 중산·서민층의 체감 경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 투자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정치권이 당리당략을 떠나 관련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