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내놓은 핵심 메시지는 “현행 규정과 제도에 얽매이지 말고 전향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수출과 투자 확대, 신성장 동력 육성 등을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과감한 규제 혁파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박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회의 입법 지체를 강력하게 질타한 데 이어 강력한 규제완화 의지를 밝힘으로써 ‘집권 2년차인 올해도 이대로 허송세월할 수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인 서비스산업에 대해 “우리 경제의 명암을 보여주는 한 장의 사진과도 같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춘 서비스산업이 낡은 규제와 사회적 논쟁 등에 발목 잡혀 있다는 얘기였다.

박 대통령은 “국내외 모든 전문가와 국제기구들도 앞으로 한국 경제의 혁신과 성장,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갈 분야는 서비스산업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낡은 규제와 폐쇄적 시장 구조, 복잡한 이해관계, 사회적 논쟁으로 인해 한국 경제의 총아가 될 수 있는 유망 서비스산업이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와 관광의 융합, 의료의 수출 산업화 등이 영리병원 논란으로 변질되고 관광 인프라 확충 시도가 경복궁 옆 호텔 신축 논란으로 전이되는 국내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동시에 박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이런 논란을 정면돌파해 과감한 규제완화를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