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일 발표한 관광·콘텐츠 분야 투자활성화 대책은 그간 걸림돌이 됐던 규제를 대폭 풀어 외국인 카지노 및 복합리조트 설립, 케이블카 증설, 한강·산지 개발 등 한류 확산을 위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급증하는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맞춤형 관광환경을 조성키로 한 대목이 눈에 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17년까지 해외관광객 2000만 명을 유치하고 복합리조트 설립으로 8조7000억 원 등 총 11조2400억 원의 투자창출 효과를 거두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우리나라에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리조트같이 카지노·호텔·회의장이 두루 갖춰진 복합리조트가 들어선다. 정부는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역이나 도로 등 인프라 지원, 신속한 인허가를 통해 현재 설립을 추진 중인 영종도 LOCZ, 파라다이스, 드림아일랜드와 제주도 신화역사공원이 2020년까지 개장토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관련법을 개정해 내년 상반기 외국인전용 카지노 사전허가 사업자도 추가 선정할 방침이다.

설악산 국립공원과 남산 등 관광명소에 친환경 공법을 적용한 케이블카 추가 설치도 지원키로 했다. 강원도 양양군이나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그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케이블카 증설을 추진해왔지만 환경훼손 우려, 부지 확보, 교통체증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강과 주변 지역도 30년 만에 개발된다. 정부는 한강이 넓은 강폭 등 관광자원으로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체 해외관광객의 10%만 찾아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보고 한강과 주변 지역에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마스터플랜을 2015년 상반기까지 마련키로 했다. 한강숲 조성 등으로 시민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면서 강 주변에 전시장과 공연장 설치를 허용키로 했다. 또 다양한 형태의 선박이 유람선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선착장 주변에 쇼핑시설이나 문화시설도 만들기로 했다.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지도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2015년 초까지 휴양형 호텔, 의료시설이 들어서는 산지관광특구를 조성하고 경사도 등의 규제를 완화해 스위스나 미국처럼 산악호텔 건립이 가능토록 했다. 서울 강남구의 무역센터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해 한류 중심지로 키우는 방안도 추진된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 방안도 마련된다. 2005년 71만 명이던 중국인 관광객수는 지난해 433만 명으로 6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쇼핑 위주 관광에서 체류형 고급관광으로 전환하기 위해 2015년 중국 관광객 전용 케이블 텔레비전 채널을 신설하고 재외공관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단체관광객 비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전자비자 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