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으로 구상권 청구… 檢, 兪 재산 645억 民事로 환수 가능 결론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유 전 회장 재산의 국고 환수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모은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사망했더라도 국고 환수가 가능하다고 보고, 앞으로도 숨어 있는 재산을 최대한 찾아낼 방침이다.

검찰은 현재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 1054억 원을 추징보전·가압류 등을 통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묶어 뒀다. 이 가운데 유 전 회장의 실명·차명 재산은 645억 원 정도다.

검찰은 이 재산을 세월호 침몰 참사 피해자들을 위한 보상금 등으로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가가 먼저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뒤, 민사소송을 통해 사고 책임이 있는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사망했다 하더라도 사고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민사 소송을 통해 일가 재산을 사실상 환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사실상 청해진해운 최고경영자 역할을 해왔고, 무리한 증축과 과적 운항 등 세월호 침몰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된 사안을 보고받은 만큼 민사상 책임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더 확실하겠지만,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와 진술로도 유 전 회장에게 민사 책임을 물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유 전 회장의 해외 차명 재산을 더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세월호 침몰로 인한 보상금과 구조비용 등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재산을 확보해 놓겠다는 방침이다. 유 전 회장 가족들이 상속을 받는다 하더라도 채무도 함께 상속되기 때문에, 구상권 청구는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는 게 검찰과 법무부의 판단이다. 가족들이 상속을 포기할 경우 유 전 회장 재산은 국고로 귀속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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