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진보 교육감들이 법외노조 판결을 받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보수성향 단체들이 교육감들의 불법 지원을 감시·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전교조의 항소에 따른 법외노조 소송과 별개로 교육감들의 불법 지원과 관련된 소송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공학연)은 교육감과 전교조의 각종 협의에 대해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학부모 감시모니터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당초 공학연은 6·4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신임 교육감들의 교육행정에 대한 감시모니터단을 발족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감시 범위를 전교조 불법 지원으로 확대했다.

이경자 공학연 대표는 “교육감들이 편법을 동원해 전교조를 지원하거나, 전교조가 노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조활동을 계속하는지 감시할 것”이라면서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고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수성향 교육시민단체도 현재 진보 교육감과 전교조의 유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전교조 교사들이 불법적으로 노조원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학교장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부, 보수·진보 교육감, 전교조의 복잡한 갈등 양상이 전개되면서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 지역 중학교에서 생활지도부장을 맡고 있는 한 교사는 “이번 사태가 학교 현장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교육계의 이성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