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는 지난해 2월 25일 출범 직후부터 인사 공백으로 행정부와 헌법재판소, 검찰 수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정 운영의 파행을 겪었다.

1·2기 내각 출범식 지연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81일 공석 사태는 야당의 인사청문 지연 및 청문회 보고서 채택 지연으로 인한 야당의 발목잡기가 주원인이었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문으로 인한 검찰 수장 공백에 이어 최근에는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김장수 국가안보실장 경질에 따른 후속 인사 지연으로 외교안보라인 공백 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1기 내각에서 각종 비리 의혹을 샀던 김병관 국방장관 지명자의 버티기로 2013년 3월 22일 김관진 국방장관 유임이 결정되기까지 북한의 도발 위협 속에 40일 정도나 국방 수장이 제대로 결정되지 못하는 ‘안보 인사 파행’을 겪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15일 만인 2013년 3월 11일 첫 국무회의를 여는 진기록도 세웠다.

정부조직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신설·개편된 4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일정이 지연돼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국무회의 소집 요건을 채우기 위해 전임 이명박정부의 차관 2명이 자리를 메우는 편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야당의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보고서 채택 무산·지연으로 헌재가 정원을 채우지 못해 81일간 장기 공백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혼외자 의혹으로 2013년 9월 13일 사퇴한 채 검찰총장 사표 수리가 보름 만인 9월 28일에야 행해지고 10월 27일에야 김진태 검찰총장이 임명되면서 검찰 수장의 장기 공백으로 각종 대형 수사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22일 김 국가안보실장과 남 국정원장을 사실상 경질하면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가 공백을 빚었다. 10일 만인 6월 1일에야 김 국방장관을 국가안보실장과 겸임하게 하는 편법 인사를 단행해야 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각 부 장관과 수석의 공백일을 단순 합산하면 600일을 넘겼다는 통계자료가 나올 정도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