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또 거리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폐를 주장하며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교육부가 합법적 노동조합 지위를 상실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노조뿐 아니라 정식 교원단체도 아니기 때문에 교육청이 단체 교섭권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1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는 전교조가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전교조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일부 진보교육감은 노조 지위를 상실한 전교조를 ‘교원단체’로 대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정식 교원단체가 아니면 단체 교섭이 불가능하며 편법으로 교섭할 경우 감사에 착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원들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교원노조와 ‘교육기본법’에 근거한 교원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둘의 성격이 명확히 다르고 근거 법도 다르기 때문에 교원노조법에 의해 설립된 전교조가 노조 지위를 상실한다고 바로 교원단체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교육기본법 15조에 교원단체 설립의 법적 근거가 있지만, 지난 2007년 법 개정 이후 지금까지 설립 기준과 절차를 명시한 시행령이 만들어지지 않아 사실상 신규 교원단체 설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금은 사라진 교육법 80조의 적용을 받아 교원단체가 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만이 현재 유일한 합법 교원단체다. 한국교총은 교원의 지위향상 등의 주제를 놓고 교육부·교육청과 단체 교섭을 할 수 있으며, 정책 협의도 가능하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고용부, 교육부의 조치를 따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왔다. 실제로 진보교육감들은 노조 지위를 상실한 전교조와 일단 단체교섭 등을 지속하기 위해 ‘교원단체’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결 직후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되더라도 교원단체이기 때문에 파트너십을 발휘하겠다”면서 “단체교섭 지속과 지원 조치에 대해서는 타 시·도와 협의를 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전교조는 정식이 아닌 임의의 단체로서 교육당국에 정책 등을 건의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교섭을 해 예산을 배정받거나,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협약을 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감사원과 교육부가 교섭 내용을 감사해 내부 징계 혹은 법적 처벌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