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내각 개편 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개각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거의 이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 분야와 노동·복지 분야 등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부처 장관들에 대한 교체 요구가 거셌다.

이번 조사에서 적절한 개각 폭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의 47.9%가 ‘국정쇄신을 위해 대폭 개각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43.3%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소폭 개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개각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3.9%, 모름·무응답층은 5.0%였다.

대폭 개각에 대한 지지는 연령별로는 30대(55.3%)와 40대(55.1%), 50대(49.6%)에서 평균보다 높았다. 또 광주·전라(52.2%)와 부산·울산·경남(51.3%), 화이트칼라(55.7%)와 블루칼라(55.3%), 월소득 500만 원 이상 고소득층(56.8%)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소폭 개각에 대한 지지는 19∼29세(49.5%)와 60세 이상(47.3%), 대구·경북(46.6%), 학생(51.2%)과 가정주부(50.1%)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개각 시 우선적으로 교체돼야 하는 분야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경제 분야’(30.4%)를 꼽았다. 또 ‘노동·복지 분야’(22.8%), ‘교육·문화 분야’(19.0%), ‘외교·안보 분야’(11.9%)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째를 맞았지만 먹고사는 분야에서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 분야’를 꼽은 응답은 자영업자(42.4%) 층에서 유난히 높았고 60세 이상(34.1%)과 40대(31.3%), 경기·인천(36.1%)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노동·복지 분야’를 꼽은 응답은 학생(30.5%)과 19∼29세(29.4%)·30대(28.9%), 광주·전라(29.7%)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 장관 등 국무위원 인선 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기준을 묻는 항목에는 ‘소통 능력’(25.4%)과 ‘전문성’(23.2%), ‘청렴성’(20.6%) 등을 꼽은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왔다.

또 ‘추진력’(14.1%), ‘개혁성’(8.7%) 등의 순이었고, ‘지역 안배’를 꼽은 응답은 3.9%에 그쳤다. 박 대통령이 국가개조 수준의 개혁을 천명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이는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과정에서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관료집단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증폭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통 능력’을 꼽은 응답은 30대(31.6%)와 부산·울산·경남(33.8%), 학생(28.4%) 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정치인 입각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47.7%, ‘찬성한다’가 40.9%로 양론이 맞서는 가운데 반대 여론이 조금 더 높았다. 19∼29세(56.1%)와 30대(55.7%), 학생(58.5%)과 화이트칼라(56.7%), 대졸 이상(56.5%), 월소득 500만 원 이상 고소득층(55.8%) 등이 정치인 입각에 특히 부정적이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