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심장시술을 받은 이건희(오른쪽 위)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이 회장은 삼성 로고 바로 아래 20층 병실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시스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은 가운데, 의료진이 12일 오전 심장박동 보조기구인 에크모(ECMO)를 제거했다. 함께 진행된 저체온 치료의 경우 의료진은 현재 서서히 체온을 올리는 치료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13일 오전 중 이 회장의 의식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2일 “오늘 오전 8시 30분 에크모를 제거했다”면서 “다시 24시간 동안 서서히 체온을 올리며 정상 상태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내일 오전 중 의식이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크모는 기능이 떨어진 심장 대신 정맥의 혈액을 몸밖으로 꺼내 동맥혈로 바꿔 일정 농도의 산소와 함께 주입하는 인공 심폐기를 말한다. 대부분 사타구니 혈관에 꽂고 압력을 줘서 혈액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큰 문제가 없으면 24시간 이내에 제거하게 된다.

저체온 치료는 인체 조직에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가 혈류 공급이 재개되면 활성화 산소 등 조직에 해로운 물질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체온을 낮춰 세포 대사를 떨어지게 함으로써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24시간 저체온 상태를 유지한 후에 다시 24시간 동안 체온을 올리는 치료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회장이 고비는 넘긴 것 같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통상 심근경색은 재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상진(순환기내과)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는 “(에크모) 제거 후에도 혈압이 안정적이라면 회복에는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다만 막힌 혈관을 잘 개통시켜 줘도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위험 요소(고혈압 등) 관리와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성주(심장재활팀 재활의학과) 충남대병원 교수도 “심근경색은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질환으로 한번 시술로 모든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추후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 회장은 호흡곤란 증상으로 지난 10일 오후 10시 56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후 심장마비 증상을 보여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이어 11일 새벽 심장 기능이 호전돼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 후 급성 심근경색으로 판정돼 심장 혈관 확장(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고 저체온 치료 등을 받고 있다.

임정환·오승훈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