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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 관매도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는 암초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짙은 안개가 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지만, 당시 기상 상황은 대체로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기상청과 해양경찰 등에 따르면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날 진도 일대 해상 날씨가 바람은 잔잔했지만 안개가 끼겠다는 예보가 있었던 만큼 안개 때문에 시야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암초에 부딪혀 침수가 시작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기상청은 16일 오전 9시쯤 바람은 초속 3∼4m로 세게 불지 않았고 파고도 0.5m로 잔잔했다고 밝혔다. 풍랑의 영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상청은 이날 오전 4시 기준으로 서해안 등 대부분의 해상에 안개가 짙게 낄 수 있다고 예보한 바 있다. 또 오전 9시 전 해상에 안개가 끼겠으니 항해와 조업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오전 9시쯤 진도 부근의 시야 확보 거리는 20㎞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주변인 여수와 목포, 완도는 5㎞ 이하에 불과한 등 지역에 따라 시정(視程)이 제각각인 만큼 안개가 사고에 영향을 준 것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목포에서 임자도로 향하던 선원 김모(43) 씨는 “인천에서 출발해 수십 시간을 달려온 배가 도착 3∼4 시간을 앞두고 사고가 났다는 것은 중간에 분명 암초에 긁히는 등 선박 외부에서 갑작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아침에는 안개가 거의 사라졌지만 새벽에는 훨씬 더 시야가 안 좋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침수가 시작됐는지도 원인을 밝히는 주요 변수다. 사고 지역 인근에 암초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동 과정에서 암초에 충돌한 뒤 침수가 서서히 진행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침몰 전 ‘꽝’하는 소리가 난 뒤 침몰했다는 증언도 나와 주목된다. 진도군의 한 공무원은 구조된 승객들로부터 침몰 전 ‘꽝’하는 큰 소리가 난 뒤 침몰되기 시작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