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더 이상 하소연하기도 지칩니다. 서울에 있는 대형마트가 주말에 전부 문을 닫으면 평일에 시간이 안 나는 맞벌이 부부는 도대체 언제 장을 보라는 겁니까?”

아내와 맞벌이를 하는 직장인 홍모(30) 씨는 지난 14일 서울시가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조례 개정안을 공포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같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20일 열리는 규제개혁장관회의를 하루 앞둔 가운데 소비자들의 편의를 빙자한 실효성 없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는 정작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업계와 소비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4일 서울시장이 서울시 자치구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같은 날로 정하도록 구청장에게 권고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조례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시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현재 0시에서 오전 8시까지인 대형마트 영업제한 시간을 오전 10시까지로 2시간 연장하는 규제도 명시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 대형마트들이 전부 둘째·넷째주 일요일에 휴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례안 공포로 당장 변하는 것은 없어 실효성이 없는 조치”라며 “오히려 앞으로 농축산단체 등이 요구하는 것처럼 여건에 따라 휴무일이 평일로 옮겨질 가능성만 차단돼 파주시처럼 지자체와 대형마트, 상인들이 협의해 의무휴업일을 유연하게 잘 적용하는 곳까지 여파를 받을까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