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열린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이 “핵문제는 남북 간 논의사항이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또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 중 이산가족 상봉은 불가하다는 주장을 견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오전 “고위급 접촉에서 우리 정부가 ‘비핵화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진전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해 북한은 ‘핵문제는 남북 간 논의사항이 아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은 이산가족상봉 행사개최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 중 상봉은 못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남북이 이미 합의한 이산가족상봉(20∼25일) 준비를 위해 금주 내 선발대를 금강산 지역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 장관은 “원활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예정대로 이산가족상봉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류 장관은 “북측은 국방위원회 중대제안에서 주장한 상호비방과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이산가족상봉 이후로 연기할 것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남북은 12일 오전 10시부터 14시간 가까이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고위급 접촉을 이어갔으나, 공동보도문 등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헤어졌다. 특히 북측은 이산가족상봉과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연계하며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 후로 연기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