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원 게시판 논란 확산
장예찬 “한동훈 배우자가 썼을 가능성”
친한계는 ‘당무감사’ 선긋기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 명의로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두고 당내 공방이 커지고 있다. “없는 분란을 굳이 만들어서 분열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는 한 대표 입장에도 일각에서는 “구체적 해명이 빠졌다”며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면서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친윤(친윤석열)계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MBC 라디오에서 “추론이 아니라 객관적 증거와 자료가 있다”며 “(미국에서도 공부하고 있는) 딸 명의도 동원이 됐는데, 이 명의를 다 동원해서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가족 중에는 (한 대표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당원 게시판 비방글 의혹에는 한 대표의 배우자를 포함해 장인과 장모, 모친, 딸 등 5명의 이름이 일치한다.

친윤계는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한 당무 감사 필요성을 제기하며 한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전날 “진짜로 한 대표 가족 명의가 도용된 건지 아닌지를 한 대표(스스로)가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도 “한 대표의 가족들이 쓴 댓글인지 아닌지 밝히면 될 일”이라며 한 대표가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당무 감사 필요성을 밝힌 의원은 두 의원을 포함, 안철수·정점식·강승규·김미애·김민전·조정훈·김용태 의원 등이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도 당무 감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조경태·서범수·박정훈 의원 등 친한(친한동훈)계는 경찰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당무 감사에 선을 긋고 있다. 또 불필요한 논란을 키우며 한 대표 공격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 채널에서 당무 감사 필요성을 주장하는 친윤계를 향해 “‘윤·한 갈등’에 기생하려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의 핵심 가치가 표현의 자유인데, 범법 행위와 단순 비방을 구분 않고 한 대표를 ‘묻지마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SBS라디오에서 “익명게시판에서 대통령이나 여사를 비판하는 게 잘못된 건가”라고 반문하면서 “오히려 익명으로 된 당원 게시판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특정 사람들의 이름을 실명으로 끄집어냈는지가 상당히 의혹”이라고 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