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아자드 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지난 2일 한 여대생이 속옷 차림으로 다니고 있다. 그는 대학 당국에 의해 사법 당국에 넘겨져 구금됐다. X 뉴시스

속옷만 입고 거리를 활보하다 체포된 이란 여자 대학생이 법적 처벌을 면했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전날 테헤란의 한 대학에서 속옷만 입은 여학생에 대해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사법부 대변인 아스가르 자한기르는 기자회견에서 “해당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가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가족에게 인계됐다”며 “그에 대한 법적 소송은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파리에 있는 이란 대사관은 성명에서 “학생은 가족 문제와 취약한 심리적 상태를 겪고 있었다”며 “그의 가족과 같은 학년 학생들을 포함한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이미 비정상적인 행동의 징후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일 테헤란에 있는 이슬람 아자드 대학에서 브래지어와 팬티만을 입은 채 앉아 있다가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여성이 학교 직원들의 제지를 받은 후 도덕경찰들에 의해 차에 실려 가는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논란이 됐다.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여성이 “보안 관리들의 강제적 베일 착용에 대한 학대적 집행에 항의하여 옷을 벗은 뒤 폭력적으로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파테메 모하제라니 이란 정부 대변인은 체포 과정이 폭력적이었다는 사실과 이 사건이 이슬람 복장 규정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모하제라니 대변인은 “그의 문제는 사실 다른데 있다”며 “이같은 수준의 옷차림은 어디에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