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근로자를 추가 배치해 주는 조건으로 월 기본급을 30달러 추가 인상해 달라고 요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재 개성공단 근로자 기본급인 67달러의 50%에 육박하는 규모다. 그동안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의 임금을 매년 5%씩 인상해 왔지만 북한 당국이 기본급의 추가 인상을 요구했던 적은 없어, 향후 추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회의에서는 개별 기업 협상에는 응하지 않고 북한 당국과 단체 협상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망과 어구를 제조·판매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신한물산의 신한용 대표는 12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최근 개성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당국 고위 관계자로부터 인력을 보강해 주는 조건으로 기존 기본급에서 30달러를 인상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수차례 북한 당국에 인력 보강 요청을 했더니 이에 대한 답변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11일 열렸던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회의에서 입주기업 대표들은 북한 당국의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 개별 대응하지 않고 전체 의견을 수렴해 단체로 협상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에서는 개성공단 인력난이 가중돼 1만5000명 이상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이고 성과급 도입 등을 제시하는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됐다.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의 기본급은 현재 남북이 합의한 최저 67달러로 정해져 있으며 매년 기본급 5%를 인상하고 있다. 개별 기업이 물량을 맞추기 위해 야근을 할 경우 기본급에 추가로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