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면서 정부가 임금체계의 전면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각종 수당 등 수십여 개 형태로 나뉘어 있는 임금구조가 기본급과 성과급 형태의 상여금 중심으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주 내에 판결문 검토를 마치고 이르면 다음주 중에 임금제도개선위원회를 열고 개선안 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임금근로시간개혁추진단은 19일 “오늘 중으로 판결문을 입수해 전문가 검토 등을 거친 뒤 임금체계 개편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고정성 있는 정기 상여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원칙에 따라 상여금 체계 개편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곧 임금제도개선위원회를 소집하고 이르면 세종시 이전이 완료되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학자와 연구원으로 구성돼 출범한 임금제도개선위원회는 통상임금 등의 임금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이지만 그동안 위원들 간 입장 차이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대법원이 기준을 정하면서 임금체계 개선안 마련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위원회는 우선 기본급처럼 지급해 온 상여금의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복잡한 각종 수당을 대폭 줄이고 기본급 위주로 임금 구조를 개편하되 상여금은 성과급 중심으로 단순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결정하겠지만 고정적인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온 만큼,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고 성과에 따라서 지급할 수 있는 진짜 상여금을 정의해야 할 것”이라며 “또 문어발처럼 수십여 개의 수당으로 구성됐던 임금체계도 기본급과 성과급, 일부 수당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금제도개선위원회의 구성안이 마련되면 정부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노·사·정 대화를 거쳐 후속 조치를 마련하게 된다. 노사정위원회는 내년 1월 22일로 예정된 한국노총 선거 직후에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