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는 저성장기에 대응하기 위해 신시장 개척과 사업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석유제품 가격 하락,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던 만큼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재점검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고부가가치의 석유제품 생산설비 투자가 주된 방향이다. 합성섬유 재료인 파라자일렌(PX) 생산설비 투자도 그런 차원이다. 세계적인 셰일가스 설비 확대로 PX 생산시설이 줄어 공급 부족을 야기하고 있는 만큼 정유업계로선 셰일가스의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상책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일본 기업과 합작투자해 울산에 짓고 있는 PX공장을 내년 5월 완공할 예정이다. GS칼텍스도 일본 기업에서 투자받아 여수에 1조 원대의 PX공장을 짓기로 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들 사업 추진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PX 연관설비에 대한 대규모 증설 투자를 마쳤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롯데케미칼과 PX의 원료인 혼합자일렌(MX) 투자도 추진 중이다. 올해 정유사들의 실적 부진을 그나마 만회해준 윤활기유 사업도 각사의 투자 집중 대상이다.

탈정유로 사업 다각화도 진행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부문을 키우고 있다. 지난 7월 베이징자동차그룹, 베이징전공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GS칼텍스는 탄소섬유에 주력하고 있다. 항공우주, 자동차 등 산업계에서 소재 경량화를 위한 신소재다. 지난 4월 활성탄소섬유 생산공정 개발에 성공했는데, 8월에는 전주시와 탄소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내년에 60t 규모의 시제품 생산에 들어가 오는 2015년 상업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