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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造船 명장’ 노하우로 이지스함 등 특수선 건조 선도

장석범 기자
장석범 기자
  • 입력 2013-12-1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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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울산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에서 이동섭(왼쪽), 김상희(왼쪽 두 번째) 기술명장이 후학들에게 선박 제조기술을 가르쳐 주고 있다.울산 =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12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1988년 배관 분야 명장에 오른 이동섭(59) 부장이 후배 기능올림픽 출전 대비 선수들을 가르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도면에 따라 판금작업을 하는지, 배관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후배들에게 꼼꼼히 알려 주고 있었다.

이 부장은 배관 분야 명장이기도 하지만, 용접·판금제관·기계가공 등 5개 분야 기능장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명장은 고용노동부가 기계·전기·화공 등 22개 분야에서 산업 현장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를 선정하는 제도다. 기능장은 실무경력 11년 이상 기술자들이 응시할 수 있는 국가 자격시험을 통해 선발되는 최고 기술 자격증이다.

이 명장은 “내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이 명장까지 되도록 한 원동력이었다”면서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독일이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역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이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조선업계의 2014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 11월 산업연구원의 2014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조선 수출은 상반기 10% 증가하지만, 하반기 유럽 위기 이후 선박 발주 부진의 영향으로 11% 이상 줄어 연간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재정위기 직후 선박 발주 축소 영향으로 조선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가지수 상승이나 발주량 확대는 2014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기술력’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중국의 국수국조(國輸國造·중국산 제품은 중국산 배로 수송한다) 정책을 등에 업고 중국 조선업계가 비약적인 성장을 만들어내면서 한국 조선업계를 위협하고 있지만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 조선업계의 비장의 무기 역시 기술력이었던 만큼 뛰어난 기술력이 2014년 경제성장률 3%대의 저성장 기조를 돌파할 핵심 역량이라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대한민국 1호 명장을 선정했던 1986년부터 3년 연속 명장을 배출한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용접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기술을 보유한 대한민국 1호 명장 박동수(64) 명장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핵심 장치인 진공용기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2호 명장인 김상희(55) 명장 역시 용접 달인이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이지스함이나 잠수함 등 다양한 특수선이 김 명장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김 명장은 “명장인 만큼 내가 한 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해야 하니까 책임감이 더 있다”면서 “명장이 된 이후 25년 동안 자부심을 바탕으로 맡은 일을 깔끔하게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명장 선정이 시작된 1986년 이후 현재까지 27명의 명장을 탄생시켰다. 이 가운데 10명이 정년 퇴직했고, 17명은 후배들과 현장에서 한국 조선업계를 이끌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978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참가한 이후 지금까지 91명이 출전해 88명이 수상했다. 이 가운데 금메달 46명, 은메달 14명, 동메달 9명, 장려상 19명 등이다.

2006년 조선 선체건조 분야 명장으로 선정된 이후 현장 근무는 물론, 울산과학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기탁 명장은 “지금까지 일해 오면서 쉬운 적은 한번도 없었다”면서 “선박마다 특성에 맞는 신공법을 개발하는 등 어려울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한 것이 우리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울산 =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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