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정부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맞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 대한 경계감시를 강화할 전망이어서 동중국해 지역의 미·일 대 중국 갈등이 확산될 조짐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9일 중국이 무력으로 동중국해 지역의 힘의 균형을 파괴하려는 행위에 맞서기 위해 미·일 양국이 전투기 등의 비행을 공중에서 감시하는 항공자위대의 조기경계기 E2C 상설부대를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기지에 신설하고 감시 능력이 높은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의 활용을 확대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자위대의 이와사키 시게루(岩崎茂) 통합막료장(합참의장 해당)은 28일 기자들에게 새뮤얼 로클리어 미국 태평양군사령관과 전날 “경계감시에 대해 매우 긴밀한 정보교환을 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와사키 통합막료장과 로클리어 태평양군사령관의 전화 접촉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이후 센카쿠 주변 경계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위대는 나하기지에 ‘제2 비행경계감시대’를 내년에 신설, 현재 아오모리(靑森)현 항공자위대 미사와(三澤)기지에 배치돼 있는 조기경계기 E2C 일부를 동중국해 경계감시로 전담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본 방위성은 다음달 내놓을 새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과 중기 방위력정비계획에 E2C 후계기를 2015년도에 도입한다는 방침을 포함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계기로는 최첨단 레이더를 탑재하고 공중급유가 가능한 미 보잉사의 E737이 부상하고 있다. 현재의 E2C는 공중급유가 안 돼 1기당 센카쿠 주변 활동시간이 4시간 정도에 불과해 E737이 도입되면 장시간의 경계감시가 가능해진다. 미군도 글로벌호크를 이르면 내년 봄 미사와 미군기지에 전개, 센카쿠 주변을 비롯한 일본 주변 경계감시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미군은 현재 글로벌호크를 괌에 배치해 놓고 있으며 항공자위대는 2015년 글로벌호크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일본 측에 쌍방 군용기 간 예기치 않은 충돌 사태를 피하기 위한 공중 위기관리체제 구축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28일 베이징(北京)에서 일본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전 외상과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자민당 부총재 등 전·현직 의원들을 만나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교도통신은 그러나 탕자쉬안의 이 같은 제안은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기정사실로 하려는 속셈이기 때문에 일본이 수용할 가능성이 적다고 관측했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