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중국해 상공에 이어도를 포함한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설정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과 정부가 12월 3일 당·정협의를 열고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이어도를 포함시킨 확대 방침을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앞서 당·정·청은 중국이 28일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CADIZ를 재조정하라는 국방부의 요청을 거부한 뒤 서울 여의도연구원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논의한 끝에 이어도를 포함해 KADIZ를 확대해 고시하는 방침을 잠정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원칙을 공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제2정조위원장은 2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측의 CADIZ 설정에 맞서 우리측 KADIZ를 남쪽으로 대폭 넓혀 이어도까지 포함하는 원칙을 최종 확정하기 위한 당·정협의를 내주 화요일(12월 3일) 국방부·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을 불러 열 방침”이라고 밝혔다.

2008년 국방부가 고시한 바 있는 KADIZ는 비행정보구역(FIR)에 준해 좌표를 재설정한 뒤 선포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KADIZ를 동·서·남해 해군 작전구역(AO)과 일치시키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앞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국회 답변을 통해 이어도를 포함하는 KADIZ의 남측 확대 추진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제2정조위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처럼 당정이 KADIZ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중국에 대한 우리 측의 방공식별구역(ADIZ) 조정 요구를 중국 측이 거부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수중 암초인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설치하는 등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지만 1969년 일본에 이어 중국 측이 최근 방공식별구역에 이어도를 포함시켰다. 반면 KADIZ에는 이어도는 빠져 있어 국민적 비판이 제기된 상황이다.

김만용·현일훈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