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국야쿠르트와 서울시 주최로 열린 ‘사랑의 김장 나누기 축제’ 행사에서 김혁수(앞줄 왼쪽 다섯 번째) 한국야쿠르트 사장이 야쿠르트 아줌마들과 임직원, 각계각층의 시민 등 3000여 명과 함께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줄 김장을 담그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사장님, 김장 담그시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신데요! 저보다 훨씬 능숙하십니다.”(슈퍼모델 온미정 씨)

“제가 김장 담그기 행사만 13년째 참석하고 있어요. 맛은 보장하지 못해도 버무리는 것만큼은 자신 있습니다.”(김혁수 한국야쿠르트 사장) 다소 쌀쌀한 기운이 감돈 13일 오후 서울광장엔 김장을 담그는 자원봉사자들로 가득 차 장관을 이뤘다. 빨간 두건과 앞치마, 고무장갑을 착용한 참가자들은 밝은 표정으로 소금에 절인 배추에 김칫소를 열심히 버무렸다. 사방에선 향긋한 김치 냄새가 솔솔 풍겼다.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자 김장배추와 김칫소를 각 테이블로 나르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졌다. 이들은 금세 굵은 땀방울까지 흘렸지만 미소만은 잃지 않았다.

한국야쿠르트와 서울시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40분까지 서울광장에서 ‘사랑의 김장나누기 축제’를 개최했다.

야쿠르트 아줌마와 임직원 1500여 명, 각계각층(시민봉사자·미스코리아·슈퍼모델·장병·주한 외국인 등)의 서울시민 1500여 명 등 3000여 명이 행사에 참가했다.

단일 시간, 단일 장소에서 진행된 김장 담그기 사회공헌 활동으론 역대 최대 규모다. 김혁수 한국야쿠르트 사장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이연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도 동참해 배추를 버무렸다.

올해 말 김장문화가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오를 예정임에 따라 행사장 곳곳에는 ‘한국야쿠르트가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문화 등재를 응원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1년 시작된 이 행사는 2004년 이후 수도권 및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이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김장 담그기 행사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노란색 제복과 빨간색 김장 양념이 빚어내는 알록달록한 색감은 매년 서울광장의 늦가을 정취를 한껏 돋우는 경관으로까지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축제 공식사이트를 통해 신청한 시민봉사단 1000여 명이 참가 해 행사를 빛냈다.

이날 절인 배추 200t(12만여 포기)과 양념 50t으로 버무린 250t의 김치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손을 거쳐 전국의 어려운 가정에 10㎏(5포기 안팎)씩 전달된다. 1∼2인 가구가 한겨울을 나기에 적당한 양으로 해마다 2만5000여 취약계층 가정이 혜택을 받고 있다.

사용되는 재료는 물론 모두 국산이다. 배추와 무, 파 등 주재료는 충남 논산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받았고, 부재료는 강경산 젓갈·신안산 천일염 등을 사용했다.

특히 화학조미료 사용을 일절 배제하고 천연원료만 사용한다는 것이 김장 나누기 행사의 철칙이다. 농민에게는 농산물 가격 등락과 관계없는 안정적 수익을, 소외계층에게는 건강한 김치를, 기업은 그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해 3자 간 상생을 추구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2008년(131t)과 2012년(140t) 서울광장에서 만든 김치는 한 장소에서 가장 많은 인원(2200명)이 가장 많은 양의 김장을 담근 기록으로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인증 받은 바 있다. 올해는 한 장소에서 가장 많은 인원(3000명)이 김장을 담근 만큼 월드기네스 기록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행사가 시작된 이래 13년간의 수혜가구는 총 25만 가구를 넘어섰다. 사용된 배추만 해도 120만 포기에 달한다.

김혁수 사장은 “매년 김장 비용이 늘고 있지만 행사를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김장 규모와 인원을 줄이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정성껏 준비한 재료에 더욱 많은 분들이 참여해 더욱 큰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관범·최준영 기자 frog72@ 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