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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편성한 ‘2014년도 예산안’의 핵심 방점은 ‘경제활력’과 ‘일자리 창출’이다. 복지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복지 분야가 가장 크게 부각되기는 했지만 경제 회복을 꾀하는 정부의 심중은 복지보다는 경제활력 찾기에 꽂혀 있다. 이 때문에 복지 예산은 당초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공약보다 소폭 축소된 반면 대폭 삭감이 예상됐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등은 축소규모가 최소화됐다.

정부가 26일 발표한 2014년도 예산안을 보면 내년도 복지·보건 관련 부문 예산은 모두 105조9000억 원으로 올해 본 예산대비 8.7% 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부문별 예산 중에서도 최고 증가율로, 복지공약을 내세웠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최대한 충실하게 접근했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연 5만 원이었던 아이 접종비 본인부담금도 폐지되고, 보육료도 내년부터 1인당 연 264만∼906만 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양육수당 역시 1인당 연 120만∼24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셋째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면 연 450만 원의 등록금 지원도 받는다. 월 10만 원이었던 노인 기초연금이 소득하위 70%에 대해 최대 월 20만 원까지 지급되고, 4대 중증질환의 본인분담금도 연 94만 원에서 연 최대 34만 원으로 줄어든다. 그렇지만, 65세 이상 전 노인에게 20만 원의 연금을 제공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 등에 견줘보면 축소된 측면이 있다.

정부는 대신 경제활력을 위한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기업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정책금융 예산을 올해보다 24조3000억 원이나 늘리고, 대폭 축소가 예상됐던 SOC 예산은 올해보다 1조 원(-4.3%)만 줄인 23조3000억 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발표했던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정부는 2014년 SOC 예산을 3조 원가량 축소하겠다고 했었다.

방문규 예산실장은 “3조 원 줄이기로 했던 당초 계획에 비춰보면 오히려 2조 원 정도를 추가 투자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정건전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돈 쓸 곳은 많은데, 세수도 10조 원가량 펑크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라살림 형편을 알려주는 관리재정수지는 박근혜정부 내내 균형달성이 어렵게 됐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0%대 중반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예산이 필요한 법률을 제출할 때에는 재원확보 방안까지 같이 제출하는 ‘페이고(Paygo) 제도’ 등을 도입해 세출관리를 한다지만 충분치 않다.

결국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3급 이상 고위 공무원 급여를 동결하고, 하위직 공무원 급여도 물가상승률 수준인 1.7%만 인상키로 했다. 업무추진비 역시 올해보다 9.2% 줄이고, 국외여비도 5.1%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