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을 중심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 파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위법 논란 등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대통령기록물 파기 지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관계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행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이나 대통령 보좌기관·자문기관·경호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등은 임기가 종료되기 전까지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해 생산, 접수해 보유한 기록물을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과 녹음 파일 또한 규정에 따라 당연히 대통령기록관에 존재해야 한다. 보존기간이 지난 대통령기록물을 폐기할 때도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대통령기록물은 15년에서 최장 30년의 보호기간이 설정되고, 보호기간 내 열람을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의결이나 법원이 발부한 영장 등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엄격하게 관리되는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으로 파기하거나 국외로 반출했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대통령기록물을 은닉, 유출하거나 손상시켜도 7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의도치 않고 과실로 대통령기록물을 손상한다고 해도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가기록관리위원장을 지낸 한 교수는 “1차 열람 때 키워드 7개를 통해 대통령기록물을 검색했는데, 비밀 기록물일수록 제목과 내용을 다르게 달아 검색에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상회담 기록물 자체가 증발하는 일은 생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장도 “아직 파기 여부를 논하기 어려워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