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8일 오전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민주당 측 김현·진선미 의원이 위원직을 사퇴하면서 가동 16일 만에 어렵사리 재개되긴 했지만 증인 채택, 국조 범위와 공개 여부와 관련한 여야 입장차가 워낙 커 계속 난항이 예상된다.

특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기관보고 일정과 대상기관 등에 대해 의결하고 국조 실시계획서를 채택한다. 이와 관련해 전날인 17일 여야 간사가 만나 24일 법무부, 25일 경찰청, 26일 국정원으로부터 기관보고를 받기로 합의했다. 또 8월 15일까지 남은 29일 동안 현장방문, 증인·참고인 청문회, 국정원 개혁방안 논의 등이 계획돼 있다.

회의에는 교체된 위원들이 참석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정문헌·이철우 의원 대신 경대수·김도읍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김·진 의원 대신 김민기·박남춘 의원이 나왔다. 김·진 두 의원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지난 2일 첫발을 뗀 지 16일 만에 특위가 재가동되긴 했지만,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부분이 여전히 많아 실시계획서가 채택되더라도 향후 나머지 쟁점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우선 국조 범위가 문제다. 민주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 사전유출 여부 등을 이번 국조에서 다루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반대하고 있다. 양당은 ‘기타 필요한 사항’을 국조 범위에 넣어놨는데 민주당은 회담록 사전유출을 기타 사항에 포함시키자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회담록 사전유출 여부와 국정원 국조는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정원 보고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공개를, 새누리당은 비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증인 및 참고인 채택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7일 회의에서 양측은 명단을 교환했지만 합의점은 아직 찾지 못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국정원 직원 매관 의혹의 배후로 지목된 김부겸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11명을 비롯해 총 91명의 증인 및 참고인을 요구하고 있으며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 원세훈 전 국정원장, 남재준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 총 117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회담록 사전유출 의혹과 관련해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