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에 의원들은 개원 10개월여 만에 4331건의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16대 국회 4년 동안 발의된 법안(2507건)의 1.7배나 된다. 발의 법안 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놓고 의정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발의 내용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과잉 입법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현재 19대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모두 4331건. 19대 국회가 지난해 5월 30일에 개원해 임기의 4분의 1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19대 국회에서 발의되는 법안 수는 2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 발의되는 법안 수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16대 국회에서 2507건이었던 발의 법안은 17대 7489건, 18대 1만3913건으로 크게 늘었다. 19대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돼 실제 적용되는 경우는 감소하고 있다. 16대 국회에서 법안 가결률은 37.8%를 기록했으나, 17대에는 25.6%, 18대에는 16.9%로 떨어졌다. 19대 들어서는 현재까지 278건의 법안이 가결돼 6.4%에 불과하다.

정부 발의 법안을 제외하면 가결률은 훨씬 낮다. 16대 27.0%, 17대 21.2%, 18대 13.6%였고, 19대에는 5.0%에 그친다. 19대는 회기가 진행 중이어서 법안 가결률이 다소 높아지겠지만 18대 수준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정 활동이 활발해져 법안 발의가 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의원 실적 쌓기용으로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성 부족, 과잉 입법 등으로 인해 의정 활동 효율성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회기 만료로 인해 자동 폐기된 법안들은 계속 늘고 있다. 16대에서는 754건의 법안이 임기 만료로 폐기됐지만 17대에는 3154건, 18대에는 6301건으로 크게 늘었다.

임기 만료로 인한 법안 폐기율 역시 16대 30.1%, 17대 42.1%, 18대 45.3%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3701건의 법안 중 절반가량은 같은 운명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