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올해 바닥을 친 뒤 내년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2월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총선 등 정치관련 이슈가 2월 말로 집중돼 있어 시장 경제 불안이 점차 고조되는 양상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예산감축 추가협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북핵에 대한 우려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리스크 요인이 순조롭게 잘 해결된다면 2013년 하반기에 한국 경제가 회복기조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물경제 악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러한 2월 글로벌 변수 중 단 하나라도 폭발한다면 경제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3월 초 발표될 한국의 수출지표가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기획재정부 및 경제관련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경제 및 한국 경제 회복 여부에 유럽 주요국의 정치권 요인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재정병’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이탈리아에서 2월 치러지는 선거가 유럽 재정위기의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오는 24∼25일 선거를 치르는 이탈리아는 국가 부채 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하던 마리오 몬티 총리가 지난달 사임한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유럽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생존을 위해 몬티 총리가 약속한 긴축안이 백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재정 및 금융기관 부실 우려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 양국 모두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만기도래하는 국채 규모가 크다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연초 미국 증세안이 통과되고 부채한도가 한시적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향후 10년간 1조2000억 달러의 재정지출을 강제적으로 줄이는 안건을 2월까지 해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일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위태롭기만 하다”며 “상반기 중에 스페인, 이탈리아의 국채 만기도래가 많은 데다 투기등급으로의 하향조정, 스페인 구제금융 우려가 재부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정협상과 연관된 정치적 마찰음과 일시적인 경기둔화, 신용등급 강등 우려 등은 차선의 선택으로 인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