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한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 곽성호 기자

최고위서 ‘당원 게시판’ 설전
권성동 “한동훈이 문제해결 키 쥐어”

2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 가족 명의가 연루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둔 공개 발언이 또다시 터져 나오면서 지도부 내 계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3주 가까이 적극적으로 소명하지 않으면서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친윤 성향의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디지털 공간이라고 하는 게 소수에 의해 과잉대표될 수 있기 때문에 ‘드루킹’과 같은 여론조작도 존재했던 것”이라며 “확증편향에 기반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상대를 악마화하고 잘 설명해버리면 되는 상황으로 가게 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 등을 사례로 들었지만 사실상 당원 게시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와 설전이 붙었던 언론 보도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번 최고위를 통해 밝혀진 건 한 대표는 (‘대표 사퇴 글을 고발하겠다’는 해당 기사와 관련해) 고발할 의향이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기사에 오류가 있다면 그게 누구 책임인지는 취재원과 기자가 가려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해당 발언 도중 고개를 돌려 김 최고위원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친한(친한동훈)계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사실 확인 없이 최고위에서 경솔하게 발언하는 건 최고위원으로서 맞지 않는다”며 “어떤 해명을 해도 꼬리를 무는 공격이 뒤따라 오기 때문에 일일이 다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공군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정기세미나 강연에서 한 대표 가족 명의로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라온 것에 대해 “한 대표가 문제 해결의 키를 갖고 있다”면서 “사실관계가 뭔지, 한 대표의 가족이 올렸는지, 제3자가 가족 이름으로 올렸는지 당 지도부가 파악하면 깨끗이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아야 하는 (일로) 점점 커지고 있다”며 “한 대표 본인이 빨리 답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