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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향후 설비투자 가능성을 보여주는 각종 선행지표들이 줄줄이 악화되는 등 투자 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 선행지표인 설비투자조정압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국내 기계수주 역시 4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 위축이 올해 한국 경제 최대 암초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2년 제조업 설비투자조정압력은 -1.2%포인트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조정압력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09년 이래 처음이다. 설비투자조정압력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표로 이 값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일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기별로 보면 설비투자조정압력은 2012년 2분기(-1.8%포인트)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래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고 있다. 설비투자조정압력의 마이너스 행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통계상 설비투자조정압력이 낮아지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설비투자는 1개 분기 후에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다른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수주는 전년 대비 12.3% 감소하면서 2008년(-14.1%)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국내 기계수주는 지난해 4개 분기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소는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해 설비투자가 1.8% 줄면서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잠식했다. 올해도 설비투자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회복 지연과 약한 중국 경기 반등세 등을 볼 때 설비투자가 올 상반기 중 반등하기 쉽지 않다”면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역성장 중이라는 점도 설비투자 조기 회복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