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예고한 제3차 핵실험을 언제 감행할까.

북한은 이미 핵실험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끝내고 신중하게 ‘택일’하는 정치적 판단만 남아 있는 상태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제 궤도에 오르기 전 2월 16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이나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등을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25일 외교안보 당국 관계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이 어느 날을 택할지는 크게 2가지 관점에서 추정할 수 있다.

첫째는 북한이 2006년·2009년 1·2차 핵실험에서 보여준 패턴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일정 간격을 두고 동시에 감행했다. 북한은 2006년 7월 5일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1기를 포함해 미사일 7기를 발사했고, 이후 같은 해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2009년에는 4월 5일 장거리 미사일 ‘은하 2호’를 발사한 뒤 1개월여 뒤인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단행한 것. 미사일 발사 뒤 2개월 안에 핵실험 도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제3차 핵실험 디데이(D-Day)는 2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이유다.

북한이 과거 2차례 핵실험에서 사전 예고 뒤 각각 6일, 27일 만에 도발을 감행한 점도 추정 근거다. 북한이 2009년에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미사일·핵실험 도발을 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대화를 겨냥해 오바마 2기 행정부 초기에 도발을 감행해 판돈을 최대한 크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두 번째 택일 기준은 ‘기념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006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7월 5일은 미국시간으로는 7월 4일 독립기념일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2월 16일 김정일 생일 ‘광명성절’이나 2월 25일 남측의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전후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정일 생일 전후라면 대내용에 방점이 찍히는 셈인데, ‘축포’ 성격의 미사일과 달리 핵실험은 대내 결속 효과가 적다는 분석도 있다.

또 북한의 핵실험은 남측을 겨냥한 것이기보다는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 취임식 전후는 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핵 실험 시기는 북한의 정치적 판단 영역으로, 오바마 행정부 초기 북한 이익이 극대화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