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에 대응하는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요구가 급부상하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북핵 상수(常數)론’ 전제 아래 북한 도발을 무력화시키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의 북핵 위협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필요성은 대북관계에 있어 대화·제재의 투트랙을 기본으로 하더라도 전제 자체는 바꿔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기존 접근법처럼 대북 대규모 지원, 체제 보장 약속을 통해 북한이 기존의 핵을 폐기하고, 핵·미사일 개발의 야욕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전략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해법의 틀 짜기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달래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접근한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은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208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직후 24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우리가 계속 발사하게 될 여러 위성과 장거리 로켓도, 높은 수준의 핵시험도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며 3차 핵실험 가능성을 노골화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국방위가 공식적인 성명을 내놓은 대로 실행해 왔다”고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및 농축우라늄 핵실험 등 양질 면에서 강화한 추가 핵실험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는 분석이다.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논의 와중에 ‘포괄적 억제력 구축’과 정밀타격(surgical strike)론도 등장하고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3차 핵실험까지 한다면 대북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는 불가피하다”며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포함해 포괄적 억제력을 갖추는 전향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상협·신보영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