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 소비자·유통 주무 부처 및 산하기관 등이 대외 발표 자료에 ‘고가 수입 브랜드’를 ‘명품’으로 표시해 온 낡은 관행을 없애기로 해 경제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일보 2011년 11월 28일자 13면·2012년 6월 13일자 16면 참조)

명품이라는 단어는 샤넬·루이비통·구찌·에르메스 등 수입 브랜드의 ‘묻지마식 초고가 전략’을 정당화하는 효과를 내왔는데도 정부는 물론 정치권마저 수입 브랜드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해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17일 정부 및 경제계에 따르면 지경부는 앞으로 매달 공개하는 ‘주요 유통업체 월매출 동향’ 자료에서 ‘명품’이라는 표현을 ‘해외 유명 브랜드’로 고쳐 부르기로 했다. 지경부는 오랫동안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수입 패션 브랜드 상품군을 명품으로 표시해 왔다. 지경부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편향된 용어를 중립적인 표현으로 고치기로 한 것”이라며 “지난달 발표 자료부터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도 최근 들어 수입 브랜드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비자정책과·가맹유통과 등을 중심으로 대외 발표 자료에 고가의 수입 브랜드를 ‘해외 유명 브랜드’나 ‘해외 유명 상품’으로 고쳐 표시하기 시작했다. 공정위는 그 전만 해도 고위 관계자조차 ‘해외 명품’으로 불러 왔다.

최무진 공정위 소비자정책과장은 “명품이라는 용어는 가격을 비싸게 책정할수록 더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를 노리는 수입 브랜드의 희망이 담긴 표현”이라며 “이런과시욕을 자극해 품질에 비해 가격을 과도하게 높게 책정하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