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30일 약세지역인 울산과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국가 균형발전을 이룰 적임자임을 강조하면서 영남 민심에 호소했다.

문 후보는 1박2일간의 영남 지역 유세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앞세워 정권심판론 확산에 주력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울산 태화장터 유세에서 “울산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산업수도이자 정치개혁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지역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울산을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울산 혁신도시 발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성장 동력 확충 등 지역 공약도 함께 발표했다. 문 후보는 태화장 유세에 이어 울산대를 방문해 학생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문 후보는 오후에는 TK 지역으로 이동해 유세를 이어간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이 있는 포항을 가장 먼저 방문해 죽도시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 경산 영남대로 유세 강행군을 이어간다. 이후 대구로 이동해 대구백화점 앞, 경북대, 동대구역 등에서 유세를 하고 1박2일간의 영남 공략을 마무리한다.

문 후보는 ‘적진’인 이곳에서 “새누리당이 대구와 경북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며 “이번 대선은 TK 지역이 유신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민주주의를 선도할 기회”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TK 지역에서도 정권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정면승부를 펼친다는 계획”이라며 “경쟁도, 견제도 없는 새누리당의 정치 독점이 결국 지역을 낙후시킨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의 TK 지역 유세에는 김부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추미애 국민통합위원장, 홍의락 의원 등 민주당 내 TK 지역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문 후보는 29일 오전 전남 동부 지역 방문 이후 영남으로 넘어와 이틀 동안 노무현 정부의 혁신도시 사업 등을 상기시키며 지역 균형 발전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설파했다. 호남 지역 유세에서 이 대통령,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비판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던 것과는 달리 영남에서는 지역 공약 제시를 주요 공략 포인트로 삼았다. 노무현 정부 당시 영남 발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영남 지역 유권자들에게 이른바 ‘실리적 지역주의’를 자극한 것이다.

문 후보는 경남 지역 유세에서는 “저는 경남에서 태어나고, 경남에서 성장하고, 지금도 경남에 살고 있는 경상도 사나이”라며 “약속, 의리를 지키는 것을 명예로 삼아 왔다”고 지역 공약에 대한 실천 의지를 나타냈다.

문 후보 측은 아울러 김해 인제대, 울산대, 대구 경북대 등 대학 방문 일정을 빼놓지 않고 잡으며 20대 젊은 유권자층을 집중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 =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