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과도한 노사 개입이 경영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마힌드라)이 쌍용차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 가능성 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 서신을 국회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마힌드라측은 정치권의 노사 문제 개입으로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추가 투자 계획마저 무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5일 쌍용차 등에 따르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자동차 농기구부문 사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계륜 위원장에게 서신을 보내 “청문회와 국정조사 가능성은 불확실성을 야기시키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분산시키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미래를 위한 투자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노위는 지난 20일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를 열어 쌍용차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놓고 여야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사측이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 일부러 부도를 냈다는 ‘기획부도’ 의혹과 무급휴직자와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정조사 요구까지 하고 있는 상태다.

고엔카 사장은 “2010년 쌍용차 인수 과정에서 법적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했는데도 한국 정치권은 2009년 8월의 구조조정 자체가 불법이고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인수계약의 근간을 흔들고 적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엔카 사장은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흑자로 전환시키기 위해 앞으로 3, 4년 안에 8000억~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무급휴직자들도 단계적으로 복직시킬 의지가 있다”면서도 “정치권의 무급휴직자 및 해고자 복직 요구는 회사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투자계획마저 무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엔카 사장은 또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고자 복직을 추진하면) 회사가 다시 2009년 상황으로 돌아가 재직 중인 4500명 직원의 고용유지와 가족 생계가 위태롭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