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포퓰리즘 경쟁 와중에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대책 발표를 이끌어온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이 25일 ‘시즌2’를 시작했다. 모임은 첫 회의부터 ‘비정규직 문제해결’이란 묵직한 이슈를 제기하며 노동 사회 분야의 경제민주화 의제도 선점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운영위원들은 정책의총을 거부하는 이한구 원내대표와 지도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모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여의도연구소에서 ‘비정규직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현행 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 및 사내하도급의 문제점을 짚고 해결방향을 모색했다.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 사회정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2007년부터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2년 정규직 계약전환 이전에 비정규직을 해고하는 ‘회전문 효과’와 용역형태의 도급으로 전환해버리는 ‘풍선 효과’를 낳았다”면서 “상시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실질적 고용안정과 이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 보호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연구위원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살리면서 비정규직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으로 사용자의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차별행위에 대한 ‘징벌적 금전보상제도 도입’과 비정규직 고용안정을 위한 ‘갱신기대권’을 대안으로 제기했다.

불법파견 근로자의 경우 원청에 ‘고용의제’ 의무를 부담하도록 해 불법파견을 해소하는 방안도 내놨다. 고용의제가 도입되면 대표적으로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받은 현대차 비정규직 근로자는 법적으로 정규직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이에 대해 모임에 참석한 김세연 의원은 “비정규직 보호를 강화하면서 노동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한 반면, 이종훈 의원은 “갱신기대권은 민주당의 사유제한보다 현실성과 실효성이 있으면서도 과하지는 않은 대안 같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모임은 시즌1에서 발의한 4개 법안의 당론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를 이 원내대표가 재차 거부한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남경필 의원은 “당내 국회의원 41명이 의총 소집 요구를 했는데 10월 이후로 의총을 미루겠다는 원내지도부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