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19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선거용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공세와 이를 저지하려는 정부의 결사방어로 입법부와 행정부가 대충돌 상황을 맞고 있다.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대기업 옥죄기에 경영계가 비명을 지르고, 민생법안들이 표류하는가 하면, ‘경제활성화’와 관련한 각종 대책들의 국회 공전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업측 증인 출석 요구 경쟁이 표면화한 것이나 정부의 ‘0~2세 무상보육’이 시행 7개월 만에 파탄난 것 등이 그 구체적인 사례들이다.

여기에 국회와 먼저 상의해야 할 정책을 발표부터 하고 보는 정부의 ‘국회 무시’ 경향도 입법부와 행정부의 충돌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제 상황에서 대선을 염두에 둔 포퓰리즘에만 골몰하는 입법부와 방어에 급급한 행정부 간 갈등에 자칫 국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4일 조세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정부의 경제활성화대책 중 유일한 입법 사항인 ‘미분양주택 과세 특례안’을 통과시켰다. 정부가 지난 10일 전격적으로 내놓은 정책이었지만 야당의 반대와 새누리당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2주 만에 겨우 통과된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주택취득세율(2~4%) 인하 방안은 여야 간 이견으로 아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같은 날 정부가 만 0~2세 전면무상보육을 폐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13년 보육지원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하자 여야는 앞다퉈 정부를 비판하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환노위에서는 지난 20일 쌍용차 청문회에 이어 24일 ‘산업현장 폭력용역 관련 청문회’를 열어 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출석 압박을 벌였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