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농가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 장터(일명 로컬푸드)가 뜨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북미의 100마일 다이어트·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등 로컬푸드 운동이 역설적으로 대형마트 주도로 국내에 확산되고 있는 것. 로컬푸드는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한 만큼 태풍과 가뭄·폭염·폭우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상기후 속에서 채소가격 안정화를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마트의 로컬푸드 판매액은 도입 2년 만에 연간 12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20여 점포에 적용하고 있는데 전체 채소 판매액 중 로컬푸드 비중이 30%까지 늘어났다”며 “2년 안에 절반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2009년10월 대구·광주 지역의 4개점을 각각 선정해 시도하기 시작한 로컬푸드는 생산자가 당일 새벽에 수확한 채소를 직접 인근 점포 매장에 진열, 판매하는 방식. 산지 유통인·중간도매상 등을 통해 물류센터로 사들이고 각 점포에 보내는 기존 방식과는 확연하게 구별된다.

직거래인 만큼 생산자는 시세보다 10∼20%가량을 더 받고 소비자는 10∼30%가량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당일 수확한 채소인 만큼 신선도는 기본.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방식으로 천안에서 생산한 오이 1㎏을 이마트 천안점을 통해 판매하려면 중간 유통단계에서 무려 300㎞ 이상의 이동거리가 발생하고 최소 40g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며 “생산자 직거래 장터 방식으로 유통하면 이동거리를 20㎞로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3g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로컬푸드 농가수를 기존 10여 개에서 50여 개로 늘리고 판매액을 연간 10억 원대에서 120억 원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역경제와 로컬푸드 운동 활성화 차원에서 생산자 직거래 장터에 납품되는 농산물의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