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는 2일 당의 4·11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당시 ‘공천헌금’ 수수 의혹에 대해 “박근혜 경선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박 후보를 정조준했다. 김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충청 지역 경선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우리 새누리당에서도 ‘공천헌금’을 주고받아 수사 중이라는데 이래서야 되겠느냐”며 “선진통일강국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부패한 정치부터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을 이끌었던 박 후보에게 공천 부정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나도 공천심사위원장을 해봤지만, 내가 위원장을 했을 땐 적어도 돈 공천, 쪽지 공천, 계파 공천은 완전히 없앴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후보는 “당연히 검찰에서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김 후보가 자신의 책임론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검찰에서 수사하지 않겠느냐”며 “사실을 확인하겠지요”라고 답했다. 공천헌금을 받은 의혹을 받는 인사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 현기환 전 의원이 포함돼 있는 만큼, 이 사건이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후보가 비대위원장으로서 “공천이야말로 정치쇄신의 첫 단추”라고 밝히고 ‘국민 눈높이에 따른 공천’ ‘시스템 공천’ 등을 강조했던 만큼 공천헌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후보의 대선가도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