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이었던 현기환(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전 의원과 현영희(비례대표) 새누리당 의원, 홍준표 전 대표 등이 지난 ‘4·11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거액의 공천헌금을 받거나 준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또 김영주 선진통일당(선진당) 의원을 지난 총선 때 당에 거액의 공천헌금을 약속한 혐의로 고발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7월30일 대검찰청에 관련 사건들을 접수시켰고 이후 대검은 새누리당 공천헌금 관련 사건은 부산지검에, 선진당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에 배당,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중앙선관위와 검찰 등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총선 때 당내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현기환 전 의원에게 3억 원, 홍 전 대표에게 2000만 원의 불법정치자금(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을 건넨 혐의를 포착하고 부산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 의원은 부산시의원 출신으로 지난 총선 때 부산 동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고 이후 비례대표 공천을 받기 위해 3월 중순 현 전 의원에게 3억 원의 공천헌금을 전달했고 같은 달 홍 전 대표에게도 2000만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했다.

현 의원은 비례대표 23번으로 당선됐다. 현 의원이 공천헌금을 제공한 것에 대해서는 새누리당도 그동안 자체 진상조사를 해온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중앙선관위는 또 김영주 선진당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후 지역구 후보로 당선이 어렵다고 판단, 비례대표 후보에 지원하면서 당에 50억 원의 차입금 제공의 의사 표시와 약속을 한 혐의에 대해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고발했다. 선진당의 김광식 대표비서실장과 심상억 전 정책연구원장, 송찬호 조직국장 등 4명도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중앙선관위는 회계책임자이자 공천심사위원인 김 실장과 심 전 원장이 비례대표 공천을 조건으로 김 의원에게 50억 원의 차입금 제공을 권유·요구 또는 알선했고, 김 의원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 혐의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또 송 국장은 정당 정책개발비를 당직자에게 지급한 뒤 반납받는 방식으로 1억5000만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조성해 운용하고, 선거홍보물 거래업체로부터 3억여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아 지난 총선 지역구 후보자 3명에게 불법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현미·박수진 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