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11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과정에서 거액의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현기환·홍준표 전 의원, 현영희(비례대표) 의원과 김영주 선진통일당(선진당) 의원은 한목소리로 관련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기환 전 의원은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관위가 그런 제보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나에게 먼저 조사라도 해야 할 텐데 전화 한 통도 없이 관련된 의혹만 흘리는 것은 나뿐 아니라 당에 대한 모독이고 인격살인”이라며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또 “당의 공천이 한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천위원들의 종합적인 판단으로 이뤄지는데 어떤 시대라고 공천헌금을 받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현 전 의원은 부산 사하갑 출신의 18대 의원으로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고 있다.

수천만 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홍 전 의원은 “수십 년 정치하면서 돈하고는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내가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 비례대표 한 석이라도 내 몫을 가지지 못했고, 내 측근들조차 공천을 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겠는가”라며 “털끝만큼도 그런 이야기와 상관없고 그런 것 관여하려고 그동안 정치한 것 아니다”고 말했다.

선진당 당직자에게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대가로 50억 원을 주기로 약속한 혐의로 고발된 김영주 선진당 의원은 “유령 같은 이야기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전혀 그런 현상이 없는데 무슨 희한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총선 당시 선진당은 당이 존재하느냐, 문을 닫느냐의 기로에 서 있던 상황이었는데 그런 때 공천헌금이 오고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에 휩싸인 현영희 의원은 이날 오전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신 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더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지금 불거지는 의혹들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사실관계 확인 후 조만간 해명 자료를 내겠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부산시의회 의원 출신으로, 새누리당으로부터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19대 국회에 진입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