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이 통합진보당(진보당)의 4·11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대표 후보 경선 온라인 투표에서 중복 인터넷주소(IP)를 통해 가장 많은 득표수를 획득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4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에 따르면 검찰이 7만4500여 명에 달하는 선거인 명부와 3만6500여 명의 실제 온라인 투표 결과를 대조한 결과, 이 의원은 비례대표 당내 경선에서 총 1만136표를 얻었고 이 중에서 2개 이상 IP가 중복된 건수는 1222건에 5965명에 달했다. 이 의원의 IP 중복 득표율은 58.85%에 달해 중복 IP로 온라인 투표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비례대표 후보의 득표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의원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10명의 후보들이 대부분 같은 양상을 보였다. F 후보의 경우 IP 중복 득표율이 60.78%, N 후보는 53.69% 등으로 집계됐고, E 후보 48.38%, H 후보 44.35%, O 후보 49.86%, L 후보 45.53%, K 후보 49.57% 등의 중복 IP 득표율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정황만 보더라도 총체적 부정선거 양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며 “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동일 IP를 통한 2개 이상의 중복 투표는 3654건 1만8885명에 달했다. 이중 5개 이상이 885건에 1만2213명(33.5%), 10개 이상이 372건에 8890명(24.4%), 50개 이상이 27건에 2586명(7.1%), 100개 이상이 8건에 1347명(3.7%) 순이었다.

지난 총선 당시 진보당의 전체 투표 당원은 4만1941명이었고 이 중에서 온라인 투표 당원은 3만6486명으로 전체 투표 당원의 85.2%가 온라인 투표를 했다. 특히 전남, 제주, 부산, 광주, 전북, 인천 등에서는 특정 후보의 득표율이 100%로 나와 몇 명의 당원이나 제3자가 해당 후보에게 표 몰아주기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 의원의 경우 전북에서 100%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현미·현일훈 기자 always@munhwa.com